안녕하세요, 이루담입니다.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아파트를 사려면 구청 허가에 2년 실거주 의무까지 붙게 됐습니다. 갭투자는 사실상 봉쇄된 셈이죠. 그런데 이 규제에서 빠져 있는 경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법원 경매입니다. 오늘은 토허구역 시대에 경매가 왜 뜨거운지, 그리고 그 이면에 어떤 현실이 있는지 정리해봤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금 어디까지 걸려 있나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과 경기도 주요 지역(과천, 광명, 성남, 수원, 안양, 용인, 의왕, 하남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반기마다 재지정 여부를 검토하는데, 최근까지 계속 연장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토허구역 안에서 주택을 매수하려면 구청 허가가 필요하고,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따라옵니다.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는 원천적으로 막힌 구조입니다. 실제로 일반 매매 시장에서는 거래량이 줄고 매수 심리가 위축됐습니다.

경매가 토지거래허가에서 빠지는 이유 — 부동산거래신고법 제14조

부동산거래신고법 제14조 제2항은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를 토지거래허가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습니다. 법원 경매는 사적 거래가 아니라 국가 기관(법원)이 주도하는 강제집행 절차이기 때문입니다.

이 조항 하나가 만들어내는 차이는 상당합니다.

구분 일반 매매 법원 경매
토지거래허가 필요 불필요
실거주 의무 2년 없음
전세 임대 불가 가능
자금 조달 주담대 (LTV 50~70%, DSR 적용) 경락잔금대출 (LTV 최대 75%)

일반 매매로는 전세를 끼고 살 수 없지만, 경매로 낙찰받으면 바로 전세를 놓을 수 있습니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갭투자의 유일한 합법적 경로가 되는 셈이죠.

시장에서는 이를 '규제의 풍선효과'라고 부릅니다. 일반 매매에서 막힌 자금이 경매라는 열린 통로로 쏠리는 현상입니다.

실제 경매 시장 — 숫자가 말하는 것

2026년 3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102.6%를 기록했습니다(뉴시스, 2026.3.13). 감정가보다 비싸게 낙찰됐다는 뜻입니다. 전주 95.3%에서 7.3%포인트 급등하며 3주 만에 100%선을 다시 넘었습니다.

특히 한강 벨트와 강남권 15억 원 이하 아파트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송파구 장지동 위례24단지 전용 51.8m2는 낙찰가율 138.9%, 성동구 금호동 약수하이츠 전용 57.6m2는 28명이 응찰해 136.8%에 낙찰됐습니다.

경매 대출 조건도 우호적으로 바뀌었습니다. 2026년 2월부터 서울·수도권 경락잔금대출 LTV가 기존 70%에서 75%로 상향됐습니다(금융위원회, 2026.2). 일부 금융사는 심사 기간을 단축하며 경매 대출 경쟁에 나서고 있고,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경락잔금대출 금리도 연 4.5~7.5% 수준까지 내려온 상태입니다(파이낸셜뉴스, 2026.3.9).

숫자만 보면 경매가 규제 시대의 대안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좀 다릅니다.

그런데 현실은 — 경매도 만만치 않다

숫자가 보여주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첫째, 낙찰가율 102.6%의 이면. 감정가보다 비싸게 사는 건, 경매의 본래 장점인 '시세보다 싸게 사는 것'이 사라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인기 물건에 응찰자가 몰리면서 실질적인 가격 메리트가 줄고 있습니다. 성동구 물건에 28명이 몰린 사례처럼, 경쟁이 과열되면 경매인지 일반 매매인지 구분이 안 되는 가격이 나옵니다.

둘째, 권리분석의 벽. 경매는 단순히 입찰서를 쓰는 게 아닙니다. 말소기준권리, 선순위 임차인, 유치권, 법정지상권 등 권리관계를 분석해야 하고, 이를 잘못 판단하면 낙찰 후 수천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셋째, 명도 문제. 낙찰 후 기존 점유자를 내보내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습니다. 인도명령을 받아도 집행까지 2~6개월이 걸리고, 그 사이 관리비와 대출 이자는 계속 나갑니다.

넷째, 자금 타이밍. 낙찰 후 잔금 기한은 보통 30일입니다. LTV 75%라 해도 나머지 25%에 취득세까지 합하면 수억 원의 현금을 한 달 안에 준비해야 합니다. 대출 심사에서 탈락하면 보증금(입찰가의 10%)을 몰수당합니다.

결국 경매는 규제를 피하는 쉬운 길이 아니라, 전문 지식과 자금력, 리스크 감수 능력이 함께 필요한 투자 경로입니다. 토허구역 규제가 경매로 수요를 밀어내고 있는 건 맞지만, 준비 없이 뛰어들면 일반 매매보다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토허구역 규제가 만든 풍선효과로 경매 시장이 뜨거워진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낙찰가율이 100%를 넘고 응찰 경쟁이 치열해지는 지금, 경매의 본래 가격 메리트는 점점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것과, 경매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지금 경매 시장, 여러분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출처: 뉴시스(2026.3.13), 국민일보(2026.3), 뉴스1(2026.3), 금융위원회 보도자료(2026.2), 파이낸셜뉴스(2026.3.9), 서울경제(2026.3), 시사저널e(2026.3), 부동산거래신고법 제14조, 법원경매정보